우리가 부르는 노래에 대하여
(기획 노트)
그들의 노래, 우리의 노래 – 꿈꾸는 세상의 노래
대학 1학년 때, 미8군에서 근무하는 다니엘이라는 친구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우리말이라곤 ‘안녕하세요’도 잘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눈치’, ‘요령’, ‘고참’이란 말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었다.
그가 군대에서 체험으로 터득한 단 세마디 단어가 놀랍게도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반영한 말이었기에,
나는 그를 말의 뉘앙스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영어의 ‘드림(Dream)’이란 말이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해. 한국말로는 ‘Dream’이 뭐야?”
난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짧게 대답했다.
“꿈!”
순간, 그는 “꿈? 꿈! 꿈? 정말?” 하더니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
“무슨 쿤타킨테 말 같은데? 어떻게 그런 발음에서 ‘꿈같은’ 느낌을 떠올릴 수 있단 말이지?”
사실 다니엘 그 자신이 흑인이었므로 내게 아프리카의 쿤타킨테 운운하는 것은 매우 어불성설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처음으로 ‘꿈’이라는 말이 결코 ‘모두에게 아름답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고 심하게 충격받았다.
그토록 내가 ‘꿈같이’ 여겨왔던 아름다운 느낌이 이렇게 놀림거리가 될만한 발음을 지니고 있었다니...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발음이 내가 가진 ‘꿈’이라는 가슴 뛰는 설렘을 방해하지는 못했다.
과학을 통해 별의 탄생과 죽음을 알게 된다고 해서 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의 아름다움을 지울 수 없듯이.
꿈은 잠을 잘 때 꾸는 꿈이기도 하고, 미래를 그리는 꿈이기도 하다.
우리가 잠을 잘 때 현실의 사건이 뒤엉킨 꿈을 꾸는 경험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
아마도 우린 '다른' 세상을 아예 상상해 보지도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한 마디로 현실이라는 경험이 없다면 꿈은 없다.
그러니 노래하는 꿈을 보면 그 노래하는 이의 현실을 알 수 있다.
같은 현실에서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말은,
물리적 시공간은 같을지 몰라도, 사실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말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이제 그 많은 꿈을 노래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각자의 현실에서 꾸는 꿈의 노래와, 그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꿈꾸는 노래로 이루어져 있다.
각자가 발붙여 사는 현실에 따라 4부로 나뉘고, 그 각 부는 또 4악장으로 나뉜다.
각 1악장, 각각에게 주어진 아픈 현실, 각자가 살고 있는 꿈결같은 세상을 노래한다.
각 2악장, 반성이다. 상처, 후회, 추억 등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 꿈이 온 길을 노래한다.
각 3악장, 사랑이다. 어머니와 벗처럼. 아픔을 딛고 함께 가는 법, 꿈이 갈 길을 노래한다.
각 4악장, 소망이다. 각성하고 꿈꾸는 새로운 세상, 꿈꾸는 정의로운 세상을 노래한다.
꿈은 누군가에게는 그저 지나가다 떠오른 상념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현실을 분석하고 처절하게 고민해서 얻어낸 지고한 가치일 수도 있다.
그러니 어쩌면 누군가는 4부로 나눈 서로 다른 현실 중 하나 위에만 올라서서 보면서,
다른 현실에 발붙이고 사는 이의 노래를 향해,
저건 ‘우리의 노래’가 아닌 ‘그들의 노래’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번 제대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과연 여기에 있는 서로 다른 꿈의 노래 중,
나와 전혀 상관없이 오로지 ‘그들<만>의 노래’라고 말할 수 있는 노래가 정녕 하나라도 있는지 말이다.
----------------------
1부 - 미국 민요
포스터는 거의 모든 노래에 스스로 가사까지 붙였다.
그 가사들은 대부분 ‘dream, love, soft, beautiful, happy’ 와 같은 달콤한 단어에 이어
‘long for, sigh for’ 등 애틋한 단어로 채워져 있다.
1악장 : 내 사랑이 누워 꿈꾸는 곳으로 오라
그녀가 죽었다.
그는 그녀가 죽어서 자유로이 춤추고 노래한다고 상상한다.
그녀가 누워 꿈꾸는 곳으로 와서 함께 노래하자고 담담히 말한다.
지난 날들은 그저 꿈같이 느껴질 뿐.
2악장 : 금빛머리 소녀
이 노래는 1절 가사 때문에 무척 밝은 곡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사실은 매우 절망적인 곡이다.
‘나는 연갈색 머리의 제니를 꿈꾼다’라고 첫 가사를 직역할 때,
이는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회상하며 괴로워 하는 것이다.
사랑스런 그녀는, 그가 가장 고통받고 있는 지금,
그의 곁에 없다.
3악장 : 사랑이 불러온 노래
원제는 ‘그대는 내 노래의 여왕’이다.
의역한 제목인 ‘사랑이 불러온 노래’에서, 이 ‘불러온’은 매우 중의적이다.
그대는 내 노래(의 여왕)이다.
그대라고 하는 나의 노래는 사랑이 불러서(call) 온 것이기도 하고, 사랑이 불러(sing) 온 것이기도 하다.
사랑이 불러온 노래는 다음과 같은 꿈이 되었다.
‘한결같이 그대를 기다렸노라. 이제 내가, 네게 돌아가리라!’
4악장 : 아름다운 몽상가
처음으로 포스터는 ‘꿈’을 다른 의미로 노래한다.
깨어나야 할 꿈, 거짓인 꿈.
제발 바다 속에서 들려오는 사이렌의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라고 요청한다.
‘벗이여 꿈 깨어 내게 오라, 벗이여 함께 꿈 깨어나자!’
2부 - 흑인 영가
포스터는, 그가 작곡한 노래가 노예해방에 힘을 실어 주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흑인과 흑인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올드 블랙 죠’와 같이 흑인 노예와 신실한 관계를 갖고 있던 포스터가 그의 꿈을 노래하던 바로 그 시절,
막상 흑인 노예들은 다른 꿈을 노래하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그들은 자신을 노예로 삼은 백인의 신을 믿는다.
그 신을 향해 갈구하고 심지어 찬양하기까지 한다.
매우 잔인한 역사이다.
하지만 그들의 꿈은 노래 속 어딘가에 숨어서 꿈틀거리며 숨쉰다.
1악장 : 가만 있어!
이 노래에 나오는 노예와 신과 천사는 매우 중의적이고 은유적이다.
천사들의 ‘가만 있어! (Sit Down!)’라는 명령에
노예는 ‘싫어! (I won’t!)’라고 하지 않고 ‘그게 안돼! (I can’t!)’라고 저항한다.
‘내 영이 너무 기뻐서 가만 있을 수가 없다’는 변명으로.
노예는 자신의 주인이 섬기는 신에게 기도한다.
기도의 내용은, 듣는 사람의 가슴이 너무나 먹먹하게도,
겨우 달랑 한 켤레의 신발을 갈구하는 것이다.
백인의 신은 천사를 시켜 맨발의 노예에게 신발 한 켤레를 주라한다.
그리고 신발을 신겨 준 천사들은 노예를 다독이며 ‘자, 이젠 가만 있어!’ 라고 종용한다.
하지만, 노예의 마지막 대답은 이러하다.
‘내 영혼이 너무 기뻐서, 안돼!’
2악장 : 이 낡은 망치
다른 흑인영가와 달리, 이 노래는 ‘노예’의 노래가 아닌 ‘노동자’의 노래이다.
이 노래의 첫 가사를 직역하면, ‘이 낡은 망치는 죤 헨리를 죽였지만, 나를 죽이진 못하리!’이다.
이 첫 줄만 얼핏 보면 죤 헨리란 사람이 마치 망치에 맞아 죽은 것처럼 오해될 수 있기에,
이 노래를 이해하기 위해선 죤 헨리란 전설적 인물에 대해 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죤 헨리는 미국 노예 해방이 이루어진 이후인 19세기 후반의 흑인 노동자이다.
거구였던 그는 바위를 뚫어 터널을 만들고 철도를 놓는 일을 했다.
증기기관으로 된 굴착기가 나오자, 고용주는 기계로 터널을 뚫겠다며 노동자들을 해고하려 한다.
이에 죤 헨리는 제안을 한다.
자신이 기계보다 일을 더 빨리, 더 많이 한다면 동료들을 해고하지 말아 달라고.
고용주의 약속을 받고 무모한 내기에 들어간 죤 헨리는 하루종일 쉬지 않고 망치를 휘둘렀고,
끝내 기계를 이긴다.
그리고 손에서 망치를 끝까지 놓지 않은 채 쓰러져 죽는다.
죤 헨리의 망치를 되새기며 노래한 이 곡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잘 아는 ‘아침이슬’이란 노래를 잠시 살펴보자.
“긴 밤 지새우고...아침이슬처럼 내 맘에 ‘설움’이...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위에 .... / 한낮의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이 노래의 키워드는 ‘설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설움은 아침이슬과 같이 아름답다 했고,
그 설움은 한낮의 더위에 날아가 버리는데,
이제 또 그 서러움을 모두 버리고 광야로 나간다니...
얼핏봐선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혹시 ‘설움’과 ‘서러움’이 다른 것일까?
설움이 왜 진주보다 고운 아침이슬처럼 아름다울까?
또 그 아름답다는 설움은 도대체 왜 버리는 것일까?
노래 ‘이 낡은 망치’의 맥락이 바로 이와 같다.
망치와 피의 주요 성분은 모두 철이다.
‘피 맺힌 망치’라는 ‘설움’은 ‘진주보다 고운 아침이슬’처럼 숭고하고 고귀하다.
인간답게 살기위해 죽음으로 몸부림쳤던 죤 헨리의 쇠망치 소리는,
이 노래 속의 ‘나’에게는 ‘금빛’소리로 마음을 울린다.
‘나’는 이 망치질 노동이 고통스러워서 망치를 버리고 어딘가로 도망가는 것이 아니다.
망치를 내려놓고, 이 망치의 고귀한 정신을 간직한 채,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기 위해 투쟁의 광야로 나아가는 것이다.
기계와 싸워서 이겨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삶은 인간다운 삶이 아니므로!
그러하기에 죤 헨리를 죽였던 이 낡은 망치는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겁내는 동지들에게 ‘이 낡은 망치’를 전해 주라며 외친다.
‘가만있지 마오! (Don’t Sit Down!)’라고.
우리는 그에 답한다.
‘이 낡은 망치, 피 맺힌 망치. 나는 결코 잊지 않으리!’
3악장 : 이 세상의 모든 고통 곧 끝나리라!
소망한다.
하지만 고작 이 모든 고통이 ‘곧’ 끝나리라 위안할 뿐이다.
소망을 가졌다고 해서 고통이 줄지는 않는다.
기다림을 아무리 오래 경험한다고 해도, 절대로 그 기다림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 기다림이 더 고통스러워질 뿐이다.
극한의 고통에서 외치는 말,
‘엄마가 보고싶어!’
일제 강압기에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이 있던 탄광 벽에도,
세월호의 아이들 핸드폰에도 같은 말이 있다.
고등학교 때 영어로 ‘I want to meet my mother!’라고 부를 땐 잘 느끼지 못했지만,
우리말로 ‘엄마가 보고싶어!’라고 부를 때,
우리는 어디서 끓어오르는 지 모를 울컥함으로 조금이나마 그들의 고통에 동참하게 된다.
이 모든 곡을 우리 말로 번역해서 부르는 이유 중 하나이다.
‘눈물없는 곳으로. 엄마가 보고 싶어. 주와 함께 살리라.‘
이 세상에 대한 체념인가, 새 세상에 대한 소망인가.
4악장 : 가라, 모세!
기독교 성서에서 가장 먼저 쓰여진 것은 출애굽기, 즉 탈출(exodus)이다.
첫 해방의 역사를 남기려고 쓴 것이다.
탄압과 폭정에 분노한 신이 모세에게 명령한다.
‘가서 해방하라!’
꿈꾸는 그 세상으로 자유 찾아 가라!
명령이다!
인간의 두뇌엔 가장 비논리적인 문장 - 자유를 명령한다.
3부 - 대중가요
이영훈의 현실, 즉 첫 두 곡의 세상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단지 화자가 그 세상에서 스스로 소외되어 들어가지 못하고
아름다움 밖에서 관조하기에 외롭고 괴로울 뿐이다.
그녀가 없으므로.
마치 현실에서 발 뺀 사람처럼,
그는 자신이 작사한 가사의 우리말 구조와 자신이 작곡한 악구의 음악적 구조를 일치시키지 않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멜로디를 쓰고도!
어색함이 눈물에 묻어난다.
최성원의 현실인 다음 두 곡의 세상은 무엇인가 자신과 어긋난다.
현실에 발을 간신히 딛고는 있지만,
더 발을 내딛을 수도, 그렇다고 발을 뺄 수도 없다.
그의 멜로디들은 담담히 말하듯이 단순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언어구조와 음악구조는 정확히 일치하고,
가식 없는 직설법으로 이루어진 순수함은 진실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1악장 :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고백해 버렸다.
그대가 없이도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대는 아나?
2악장 : 옛사랑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버려두고 싶은데,
하얀 눈이 하늘로 자꾸 올라간다.
3악장 : 사랑일 뿐이야
온 세상이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일 뿐이라고 고백한다.
꿈을 꾸는 이의 마지막 보루이다.
사랑이란 방법을 깨달은 이에게 ‘사랑일 뿐이야’는 그저 ‘미-도-솔’ 세 음정만으로 충분하다.
4악장 : 그것만이 내 세상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고, <너> 또한 나에게 얘기하지.‘
믿었던 너조차 그 소리를 하다니...
그러나 이 노래의 ‘나’는 이 세상의 흔한 ‘루저’가 아니다.
‘후회는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꿈이기에.
찾아 헤매고 가꿔왔던 모든 '꿈 그 자체'가 내 세상이라고 고백하는,
한 세상의 가장 당당한 주인이다.
4부 - 민중 영가
민중 영가라는 말은 사전에도 없고, 아직 쓰인 적도 없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 부르는 곡들은 앞의 흑인 영가와 대비하여,
그리고 특정 정치상황에 맞추어 작곡된 다른 민중가요와는 좀 구분하여,
‘민중 영가’라 부르기로 한다.
이 중 세 곡은 두 개의 노래가 대위법 (다른 선율을 동시에 노래하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
1악장 : 금관의 예수 – 상록수
김지하의 ‘금관의 예수’.
내가 고등학교 때 이 책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담임선생님에게 늘씬 두들겨 맞았던, 아픈 기억의 희곡이다.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추운 겨울, 창녀들이 사는 빈민촌을 철거하려는 곳에서 수녀들이 신부에게 철거반대 데모를 하자고 하지만,
신부는 거부한다.
그곳엔 호화로운 교회가 있고 시멘트로 만들어진 예수가 금관을 쓰고 있다.
교회를 건축하고 시멘트 예수에게 금관을 씌운 부자 사장과 인간취급 못받는 거지와 문둥이,
그리고 그 거지와 문둥이에게조차 삥을 뜯는 순경이 공존한다.
삶에 지쳐 쓰러진 문둥이가 예수상의 금관에 손을 대자,
예수가 입을 열어 말한다.
‘네가 내 입을 열었다.
네가 내 머리에서 금관을 벗겨내는 순간 내 입이 열렸다.
네가 나를 해방하리라...
이 시멘트를 벗겨서 나를 사람들 속에 데려다오,
이 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다오.’
주저하던 문둥이가 금관을 벗기자 경찰과 사장과 신부가 와서 빼앗고 다시 예수에게 씌운다.
예수는 굳어버린다.
이 연극의 첫부분,
신부와 수녀가 아무 말 없이 서로 노려보고 있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랫말이 바로 ‘주여, 이제는 여기에!’이다.
이 세상에서 ‘오, 주여!’ 외치며 주를 갈구한다.
여기에 와서 우리와 함께 해달라고.
하지만 금관을 쓴 시멘트 예수는 오히려 ‘너희가 나를 해방해 달라’고 갈구한다.
‘주여, 이제는 여기에!’를 갈구하던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서 동시에 대위법으로 다른 울림이 들린다.
저 들의 푸르른 솔잎을 통해 깨닫는다.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돌보는 사람 하나 없어도 스스로 깨치고 일어나 맘껏 푸르러야 한다는 것을.
2악장 : 저 평등의 땅에
자유와 평등.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인간의 근본 가치이다.
그러나 ‘평등’은 상처를 입은 말이다.
자유를 노래하면 뭔가 근사해 보이지만,
평등을 노래하면 뭔가 껄끄러운 세상이 되었다.
노래방에 가서 ‘자유’를 검색하면 수도 없이 많은 곡이 나오지만,
‘평등’을 검색하면 나오는 노래가 손에 꼽기도 어렵다.
‘노동자’라는 말도 상처입은 말이다.
노동자가 자신을 노동자라 부르기를 주저하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는 차분히 ‘큰 상처 입어 더욱 하얀 살로 갓 태어나는 그 꿈을 위해’ 라 노래한다.
그 꿈이 이루어지면,
‘우리 노동자의 긍지와 눈물을 그 평등의 땅에 맘껏 뿌리리’라.
하필 이 노래는 지금은 죽어버린 아내가,
나를 처음 만나던 날 버스 안에서 내게 불러준 노래이다.
상처입은 단어들을 고요히 되짚어 읊어보는,
가장 슬픈 2악장이다.
3악장 : 군중의 함성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것은 독일이었다.
한국으로 군대를 가기 위해 귀국하는 나의 지음이 기타를 잡고 이 곡을 불렀다.
노래 중간에 갑자기 등장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는 나를 매우 당황케 했고,
한번 듣고도 평생 잊을 수 없는 노래로 만들어 놓았다.
참 세상을 꿈꾸는 자가 가는 길은 험하다.
지칠 수 밖에 없다.
‘오랜 시련에, 헐벗은 저 높은 산 위로 오르려 애쓰는 군중들의 함성이
하늘을 우러러보다 그만 지쳐버렸네...
하늘만 우러러보다 시들어진 젊음에...’
이 지친 이에게 따뜻한 사랑의 방법론이 뒤이어 노래하며 나온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4악장 :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 그날이 오면
말러가 작곡한 3번 교향곡은 가장 긴 교향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말러는 이 교향곡에서,
4악장은 ‘인간이 내게 말하는 것’, 5악장은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 등으로 제목을 짓고
니체의 시를 붙이거나 교회동요를 붙이는 방식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가장 마지막 곡인 6악장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에는 가사를 붙이지 않았다.
즉 사랑은, 원래 말이 없다.
그러나 ‘사랑함’은 그날에 대한 소망, 그날이 오리라는 믿음에 대한 방법론적 고백이다.
그리하여 여기서 사랑은 입을 열어 ‘정의의 물결 넘치는 그날이 오리라’고 내게 말한다.
‘정의의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짧았던 내 젊음도,
모두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아, 참 세상을 꿈꾸는 자에게 이보다 더 따뜻한 사랑의 말이 어디 있을까!
이 곡은 수미 쌍관식으로 편곡되었다.
즉 원래 ‘그날이 오면’ 가사의 문장들 순서를 거꾸로하여 뒤에서부터 부른다.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이 넘치는 그날이 온 꿈을 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저 한밤의 꿈은 아니라고 노래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정의의 날, 그날이 오면!’ 이라고 소망한 후 목청껏 ‘아멘’이라 외친다.
믿음이나 사랑엔 아멘이란 동의가 필요없다.
오로지 그날을 소망하는 사람들만이 함께,
그저 당신의 소망과 나의 소망이 같으니 그 소망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온몸으로 아멘을 부르짖는 것이다.
----------------
칸트는 평생을 우리가 이 땅에서 ‘양심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해 고민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우리 이성 내부에서 찾을 수 없던 그는,
결국 ’우리는 신을 <요청>해야 한다.‘라고 고백했다.
후에 니체는 ‘이젠 그만 그 신을 죽이자’고 했다.
우리가 스스로 ‘극복’해서 진정한 인간됨을 찾을 수 있으리라 고백했다.
양심을 궁극적으로는 우리 내부에서 끄집어 낼 수 있다고 여긴 셈이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이 두 천재가 꿈꾼 세상은 궁극적으로 같았는지도 모른다.
나의 지음은 칸트와 같은 믿음으로 그 세상이 올 날을 소망하고,
나는 니체와 같은 믿음으로 그 세상이 올 날을 소망한다.
하지만 그날을 소망함이 같기에 나는 내 지음과 함께 술잔을 부딪히며 매번 아멘을 외친다.
유로기아는 기독교를 믿는 고등학생들이 모인 중창단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삼십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다들 각기 다른 현실에서 각각 다른 신념으로 살고 있다.
서울법대를 나와서 개척교회 목회를 하는 사람부터, 나처럼 바닷가에서 백수로 사는 무신론자까지.
그러나, 바다 속의 사이렌들이 현혹하는 헛된 꿈에서 벗어난다면,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꾸었던 꿈,
노예의 쇠사슬에서 벗어나는 꿈,
숭고한 망치를 내려놓고 나아가는 꿈,
어머니의 사랑으로 함께 가는 꿈,
자유롭고 평등한 정의의 세상을 향한 꿈은
얼마든지 아름답게 함께 설 수 있다.
아니, 반드시 함께 서야만 한다.
유로기아는 이렇게 12년만에 모여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함께 노래한다.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roupCode=15013406
(유로기아 6기 구자범)
-----------------------------------------------------------------------------------
노래 가사
1-1 내 사랑이 누워 꿈꾸는 곳으로 오라
그리워라 내 사랑, 꿈같은 지난 날이여
황홀한 떨림 속에 설레던 순간들;
행복한 지난 날, 그대 꿈결에 남아있네.
오 그리운 내 사랑, 달콤한 추억 저 꿈결에 있네.
그리워라 내 사랑, 참 아름다운 찬란한 미소
오 그리운 내 사랑, 달콤한 추억 저 꿈결에 있네.
나의 노래, 나의 시여,
내 사랑, 참 아름다운, 찬란한 미소
오 그리운 내 사랑, 달콤한 추억, 저 꿈결에 있네.
평안히 누워 잠든 그대, 자유로이 춤추고 노래해.
청아한 음성, 빛나는 눈동자여, 그리워라 내 사랑
꿈같은 지난 날이여.
1-2 금빛머리 소녀
나 금빛머리 소녀 꿈꾸네.
한여름 숨결 땅에 피우네.
저 재잘대는 발걸음
온길따라 하얀꽃 흩날리네.
그녀에게 흐르는 노래따라
시냇가에 새 소리 넘쳐나네.
내 꿈결 찾아왔던 그 소녀,
아련한 숨결피어 꿈꾸었네.
나 꿈결 홀로 남아 기다리네.
새벽빛 미소 나를 이끌어,
너의 노래 아스라이 멀어지네.
그리움에 내 심장 시들었네
한숨짓는 바람과 눈물짓는 비,
멀리 떠나간 네게 흐느끼네.
아 꿈결 남겨 놓고 떠나갔네.
아련한 꿈결 속에 나 머무네.
나 꿈길 잃은 네게 한숨짓네.
한여름 숨결 거두어갔네.
그 밝은 미소 사라져,
꿈결 놓고 아득하게 멀어졌네.
하얀 꽃과 새 소리 가득했던 꿈,
너의 손길 그 꿈결 거둬갔네.
아, 한숨짓게 하는 그 소녀,
아련한 숨결피어 꿈 거뒀네.
1-3 사랑이 불러온 노래
한숨지며, 그대 기다리노라.
그대 내게, 내게 돌아와 주오.
찬 바람 속 언 땅도 다시 살아나리,
그대 숨결로.
저 들판에 꽃 피어 반기리,
온 세상에 기쁨 넘치리.
사랑이 불러온, 그대, 나의 노래여!
한 여름날, 그 때 기억하노라.
그대 내게, 내게 미소를 짓네.
그 눈부신 햇살에 밝게 피어났던,
그대 미소여.
저 따스한 풀 바람 불어와
온 새들도 나래 펼치리!
사랑이 불러온, 그대, 나의 노래여!
한결같이, 그대 기다렸노라.
이제 내가, 네게 돌아가리라!
내 기억의 불꽃도 다시 타오르리,
그대 입술로!
자, 이리와 내게 입 맞춰주!
내게 그 숨결 불어주!
사랑이 불러온, 그대, 나의 노래여!
1-4 아름다운 몽상가
꿈꾸는 그대, 깨어오라.
별빛도 이슬져 기다리네.
햇볕에 입은 거친 상처,
달빛이 흘러와 실어갔네.
꿈꾸는 그대, 나의 노래.
어서 오라! 내게 불려오라!
삶이 준 상처, 온갖 걱정,
우리의 노래로 불어내리!
벗이여, 이제 꿈 깨어오라.
바다 속에서 들려오는
꿈같은 소리에 벗어나라!
자욱한 안개 피었으나
아침이 밝아와 사라졌네.
꿈꾸는 그대, 나의 심장,
어서 오라! 내게 뛰어오라!
우리가 함께 일어날 때,
슬픔의 구름이 잠들리라!
벗이여, 함께 꿈 깨어나자!
2-1 가만 있어!
가만 있어!
- 그게 안돼!
내 영이 너무 기뻐 안돼!
(노예) 주님, 보소서!
제게 약속하신 신발 한 켤레, 꼭 기억하소서!
(하느님) 가라, 천사여!
신발을 가져다가 나의 종에게 신겨주라!
자, 이제 가만있어! 가만, 가만!
가만 있어!
-그게 안돼!
내 영이 너무 기뻐 안돼!
(노예) 주님, 보소서!
제게 약속하신 하얀 옷 한 벌, 꼭 기억하소서!
(하느님) 가라, 천사여!
흰 옷을 가져다가 나의 종에게 입혀주라!
자, 이제 가만있어! 가만, 가만!
가만 있어!
-그게 안돼!
내 영혼이 너무 기뻐서 안돼!
2-2 이 낡은 망치
이 낡은 망치, 피 맺힌 망치
죤 헨리의 한 서린 망치
이 낡은 망치, 숭고한 망치
나는 결코 잊지 않으리!
그가 남긴 망치 소리 ,
쇳덩이의 거친 소리 .
그가 울린 망치 소리,
내겐 정녕 고귀한 금빛 소리 .
이 낡은 망치 가져가서
동지에게 전해 주오.
나의 말도 전해 주오.
‘참 세상 찾아 떠난다’고.
동지들이 놀란다면,
겁난다고 걱정하면,
못 떠나게 말리라면,
제발 나의 말! 이 말, 부디 전해주오!
“하루라도 인간답게,
단 하루라도 참 인간답게,
인간답게 살고 싶다오!
동지여, 주저 마오! 가만 있지 마오!“
이 낡은 망치, 피 맺힌 망치
죤 헨리의 한 서린 망치
이 낡은 망치, 숭고한 망치
나는 결코 잊지 않으리!
2-3 이 세상의 모든 고통 곧 끝나리라!
이 세상의 모든 고통 곧 끝나리라, 곧 끝나리라!
나 주와 살리라.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가 보고 싶어!
나 주와 살리라.
눈물, 눈물없는 그곳에
설움, 설움없는 그곳에
고통, 고통없는 그곳에,
그곳으로!
이 세상의 모든 고통 곧 끝나리라, 곧 끝나리라!
나 주와 살리라.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가 보고 싶어!
나 주와 살리라.
2-4 가라, 모세!
가라, 모세! 어서 가라!
내 백성 애굽 땅에서, 해방시켜라!
그 고통 매우 심하다, 해방시켜라!
가라, 모세!
애굽왕 바로에게 이 말 전하라!
해방시켜라!
더 이상 눈물 없도록, 해방시켜라!
저 노예 사슬 끊어라, 해방시켜라!
더 억울함이 없도록, 해방시켜라!
참 자유 찾아 보내라, 해방시켜라!
가라, 모세!
애굽왕 바로에게 이 말 전하라!
해방시켜라!
해방하라, 해방하라, 해방하라!
저 노예사슬 끊고서 참 자유 찾아 보내라!
해방, 해방시켜라!
3-1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에,
햇살 가득 눈부신 슬픔 안고 버스 창가에 기대 우네.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 떠나는 듯 그대 모습,
어느 찬비 흩날린 가을 오면 아침 찬 바람에 지우지.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상,
잊지 않으리 내가 사랑한 얘기.
여위어 가는 가로수 그늘 밑 그 향기 더 하는데.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상,
너는 알았지 내가 사랑한 모습.
저 별이 지는 가로수 하늘 밑 그 향기 더 하는데 .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상,
내가 사랑한 그대는 아나?
3-2 옛 사랑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가면,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보네.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내버려 두듯이.
흰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 거리 흰눈에 덮혀가고,
하얀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오 내 사랑, 그리운 사랑,
안녕, 옛 사랑, 안녕!)
찬바람 불어와 옷깃을 여미우다,
후회가, 또 화가, 난 눈물이 흐르네.
누가 물어도 아플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걸.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내버려 두듯이.
흰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 거리 흰눈에 덮혀가고,
하얀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오 내 사랑, 그리운 사랑,
안녕, 옛 사랑, 안녕!)
옛사랑, 그대 모습 영원 속에 있네.
3-3 사랑일 뿐이야
사랑일 뿐이야!
어머닌 아마도 제게 하나뿐인 화가처럼
온 세상 그대 손으로 아름답게 물들여요.
어머닌 아마도 제게 하나뿐인 시인처럼
내 마음 그대 숨결로 포근하게 감싸요.
사랑일 뿐이야! 사랑일 뿐이야!
온 세상 다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건,
온 세상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건,
사랑일 뿐이야! 사랑일 뿐이야!
(새벽 종소리) 아, 어머니!
그대는 아마도 제게 하나 뿐인 등불처럼
밤길을 그대 빛으로 환하게 밝혀줘요.
그대는 아마도 제게 하나뿐인 친구처럼
내 슬픔 그대 노래로 다정하게 달래줘요.
사랑일 뿐이야! 사랑일 뿐이야!
온 세상 다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건,
온 세상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건,
사랑일 뿐이야! 사랑일 뿐이야!
3-4 그것만이 내 세상
아, 울며 웃던 모든 꿈, 찾아 헤맨 모든 꿈.
울며 웃던 모든 꿈, 가꿔왔던 모든 꿈.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고, 그대는 나에게 얘기하지.
조금은 걱정된 눈초리로, 조금은 미안한 웃음으로.
그래, 아마 난, 세상을 모르나봐.
혼자 이렇게, 먼 길을 떠났나봐.
하지만 후횐 없지,
울며 웃던 모든 꿈, 그것만이 내 세상.
하지만 후횐 없어.
찾아 헤맨 모든 꿈, 그것만이 내 세상.
그것만이 내 세상!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고, 너 또한 나에게 얘기하지.
(조금은 걱정된 눈초리로, 조금은 미안한 웃음으로)
그래, 아마 난, 세상을 모르나봐.
혼자 이렇게, 그 길에 남았나봐.
하지만 후횐 없지,
울며 웃던 모든 꿈, 그것만이 내 세상.
하지만 후횐 없어.
가꿔 왔던 모든 꿈, 그것만이 내 세상.
그것만이 내 세상!
4-1 금관의 예수 – 상록수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여기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여.
거절당한 손길들의,
아, 캄캄한 저 곤욕의 거리
어디에 있을까,
천국은 어디에?
죽음 저편 푸른 숲에,
아, 거기에 있을까?
(갈구)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여기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응답)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불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4-2 저 평등의 땅에
저 하늘 아래 미움을 받은 별처럼
저 바다 깊이 비늘 잃은 물고기처럼
큰 상처 입어 더욱 하얀 살로
갓 피어나는 내일을 위해
그 낡고 낡은 허물을 벗고
잠 깨어나는 그 꿈을 위해
우리 노동자의 긍지와 눈물을 모아
저 넓디넓은 평등의 땅위에 뿌리리!
우리의 긍지, 우리의 눈물,
평등의 땅에 맘껏 뿌리리!
4-3 군중의 함성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오랜 시련에
헐벗은 저 높은 산위로
오르려 애쓰는 군중들의 함성이
하늘을 우러러보다 그만 지쳐버렸네.
산을 에워싼 강물은 유유히 흐르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당신의 뜻이라면 하늘 끝까지 따르리라.
저 높은 산에
언덕너머 나는 갈래요
저 용솟음치는 함성을 좇아갈래요.
하늘만 바라보다 시들어진 젊음에
한없는 지혜와 용기를 지니게 하옵소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당신의 뜻이라면 하늘 끝까지 따르리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모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동지의 손 맞잡고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자
해 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일으켜주고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4-4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정의의 물결 넘치는 그날,
드넓은 평화의 바다 위에,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빛나는 두 눈에
저 뜨거운 눈물, 그 고된 땀방울
한줄기 강물로 함께 흘러...
한 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빛나는 두 눈에
뜨거운 눈물들
한 줄기 강물로 흘러
고된 땀방울 함께 흘러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정의의 물결 넘치는 날,
그날이 오면!
한 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평화의 바다 비치는 날!
아! 정의의 물결 넘치는 그날,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아픈 추억도, 고된 땀방울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엔, 이 땅에 정의가 살아난 그날엔,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
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정의의 날,
그날이 오면!
아멘!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페라 맥베드 : 마녀들의 나라 (0) | 2016.11.22 |
---|---|
'마리아 칼라스의 마스터 클래스' 이해를 돕기 위한 음악 이야기 (0) | 2016.03.09 |
나는 추모하지 않는다, 분노할 뿐이다. (1) | 2015.04.16 |
더 큰 어울림, 더 큰 자유 (0) | 2014.12.13 |
높이와 품격 (0) | 2014.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