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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렛 pdf (우리말로 부르는 베토벤 9번 '자유의 송가') 팜플렛을 다운받을 수 있는 구글 드라이브 링크 https://drive.google.com/file/d/1-qJZFpoj-YtXmF57oLD-_rf7BAsEViUa/view?usp=sharing 우리말로 부르는 베토벤 9번 교향곡 자유의 drive.google.com '자유'를 노래하겠다는데 '검열'하겠다는 '예술'의 전당! “자유, 삶의 참 빛이여! 하늘 고운님이여!” 7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우리말로 부른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 울려 퍼졌다. 제목부터 ‘환희(기쁨)의 송가’가 아니라 ‘자유의 송가’였다. ‘환희’나 ‘기쁨’으로 번역해온 가사도 모두 ‘자유’로 바꿔 불렀다. 국내에서 우리말로 부른 ‘합창’ 교향곡 공연은 이번이 처음.. 2023. 5. 8.
베토벤 9번 '자유의 송가' 우리말 번역 왜 ‘기쁨’이 아니라 ‘자유’인가 독일이 통일되었을 때, 지휘자 번스타인은 베를린에서 ‘환희(기쁨)의 송가’를 ‘자유의 송가’란 제목으로 연주했다. 당시 나는 번스타인이 행사취지에 맞게 자의적으로 단어를 바꾸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유태계 미국인이 임의로 제안한 단어를 그 많은 독일인들이 받아들여 노래했는지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원래 시가 ‘자유의 송가’였고, 번스타인이 함부로 원곡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가 원뜻을 살려 제대로 연주한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쉴러는 이 ‘기쁨의 송가’를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4년 전인 1785년에 썼다. 1759년생인 쉴러가 26살의 피끓는 젊은 나이에 쓴 것이다. 쉴러는 친구들과 포도주를 마시다가 잔이 깨지자, 마치 우리가 .. 2023. 4. 7.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나의 첫 파이프는, 삼십년 전 내가 철학과에 입학하자 누나가 미국에서 선물로 준 것이다. 어릴 적에 갔던 친척 할아버지 댁의 어둑어둑한 서재는 파이프담배와 낡은 책들의 향이 어울려 매우 고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향이 좋아서 누나와 나는 몰래 그 방에 들어가곤 했다. 그곳의 은은한 향은 고결하고 온화한 노교수의 깊은 사색이 뿜어낸 것으로 느껴졌다. 담배를 싫어하는 누나가 파이프를 내게 선물한 건, 아마도 나와 같은 이 추억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 향을 품은 삶을 동경하여, 어린나이에 파이프를 물었다. 고삼 때 식구들이 다 미국으로 갔다. 대학입시 때문에 혼자 한국에 남았던 나는 그 시기를 아주 자유롭게 보냈고, 그러다보니 이미 어른이 된 듯 했다. 그.. 2020. 8. 28.
맛을 기록하는 법 맛을 기록하는 법 사물에 내재한 참된 맛을 ‘멋’이라고들 한다. 돌아가신 내 선생님 아르프 지휘자는 그야말로 멋진 분이셨다. 선생님은 음악을 제대로 하려면 청각뿐 아니라 모든 감각에 충실해야한다며, 그림, 시, 요리, 와인, 향수 등 온갖 것들을 가르치셨다. 하루는 당신을 ‘카푸치노 메이킹 일인자’라고 자칭하시며, 다방커피와 필터커피가 주류이던 90년대 한국에서 온 내게, 손수 에스프레소를 뽑아 카푸치노를 만들어 주셨다. 그 황홀한 맛에 반한 나는 곧 열심히 카푸치노를 배웠다. 갈아낸 콩 굵기, 우유 지방함유량, 거품비율, 컵 온도까지. 이년쯤 뒤 내가 정성껏 만든 카푸치노를 올려드리자, 선생님은 눈감고 그 맛을 한참 음미하시더니 눈을 짓궂게 한번 찡긋하고는, 마치 작위 수여식을 하듯 엄숙한 목소리로 “.. 2020.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