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18

더 큰 어울림, 더 큰 자유 더 큰 어울림, 더 큰 자유 1. 쪽방에 붙은 창 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턱을 손에 괴고 바라보고 있으면 바다 없이 사십년이 넘도록 어떻게 살아왔나 싶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바다가 아니라 바닷가이다. 망망대해에 떠있고 싶지도 않고, 심해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다. 그저 그 커다란 .. 2014. 12. 13.
높이와 품격 높이와 품격 열 살 무렵, 내가 피아노를 아무렇게나 막 치고 있으면 고등학생 형들이 와서 신기한 듯 보고 있다가 말하곤 했다. ‘자범아, 누가 너 피아노 몇 치냐고 물으면, 천 친다고 해라.’ 자기들끼리 깔깔대고 웃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는 나중에 대학생이 되어 당구를 접하면서야 알.. 2014. 11. 15.
믿고 놀기 믿고 놀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조차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앞에서 춤추는 건 그냥 ‘쇼’죠? 미리 다 연습을 해 놓았으니까, 사실은 지휘자가 없어도 되는 거잖아요?” 나는 이렇게 되묻고 싶다. “만일 나와 전혀 연습이 안 되어 있는 오케스트라면.. 2014. 11. 1.
멜랑콜리가 필요한 사회 멜랑콜리가 필요한 사회 얼마 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다이빙 벨’이란 작품이 상영되었다. 불과 200여석짜리 상영관에서 단 두 번 상영되는 것이다. 첫 회는 평일 오전 상영인데도, 일찍부터 매진이어서 기자들도 관람하기 어려웠단다. 표를 못 구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밖에서 발을 .. 2014. 10. 19.